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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리집 거북이 중이염 수술 대작전

까칠한 에세이스트♥ 2020. 9. 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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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7살때부터 키워온
우리집 "딱지" 거북이

올 봄
딱지의 목부분이 불룩하게 부어 오르며
염증이 생겼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중이염이라고 한다. 
수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죽을수도 있다고했다. ㅠ.ㅠ.

7년간이나 키워온 거북이인데
강아지나 고양이 처럼 애교도 없고
주인도 모르지만 죽게 내버려 둘수가 없었다.

중이염 생긴 우리 딱지



평소엔 거북이 먹이도 주기 귀찮아하고
거북이 물 갈아 주는것도 절대 안하는 딸이
수술 해서 살리자고 난리다.
평소에 좀 잘하지....

애완 거북이 카페에 가입해서 물어보니
염증 제거하는 수술을 꼭 해줘야 한다고했다.

거북이 수술가능한 동물병원이
청주에는 충북대동물병원 밖에 없는데
비용이 무려 20여 만원 ㅠ.ㅠ......
전신마취해서 비싸단다 큭....

새끼손톱보다 더 작은 염증인데
20만원이 넘는다니
내 기준에서는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지 용돈 다줄테니 병원가자는 딸
겨우 2만원 밖에 없으면서 조른다.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서
거북이 중이염을 직접 수술(?)한 사람의 글이 있어
우리도 직접 수술하기로 결심했다.


약국가서 소독제와 주사기 2개를
(작은 바늘, 큰바늘)사왔다.

거북이 수술 도구



저렇게 준비 해 놓구 남편이 퇴근하길 기다려
우리는 수술에 들어갔다.

그. 런. 데
주사기로 염증부분을 살짝 찔러 염증을 쭉~
뽑아 낼 계획이었는데

아.뿔.사
이럴수가
거북이는 위협이 있을땐 목을 등갑 안으로
넣어 버린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한 것이다.
그리고 거북이가 너무 빠르다는 것도

우리 손이 다가가기만 해도 딱지는
목을 등갑 안으로 쏙 넣고 숨어버렸다.

아....
이래서 마취를 해서 해야 하는구나 ㅠ.ㅠ

그래도
일단 시작했으니 우리 어떻게든 해보기로 결심!
딱지를 내려 놓구 딱지가 좀 방심한다 싶으면
잽싸게 목을 눌러서 등갑 안으로 못들어가게
해서 해보기로 했다.
(힘조절 필수, 안그럼 목부러짐)

나는 거북이 키우며 거북이가 결코
느리지 않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동작이 빨라도 너무 빠르다.

남편 손이 다가 간다 싶으면 쏙~~
숨어버리고 또 숨어버리고

무려 3시간
우린 딱지와 씨름을 했다.
딱지도 우리도 지쳐갈 즈음
남편이
잡았다!! 하고 외쳤다.

나는 얼른 큰주사기를 들고
염증 부분에 살짝 찔러 쭈~욱 당겼는데

어라??
나오는게 없다.
아직 덜 익은(?) 염증이라 딱딱해서
뽑혀 나오질 않았다.

어쩐다
다시 내려 놓으면 목잡는데만 또 몇시간 걸릴텐데

나는
주사바늘로 염증 부분을 살짝살짝
찢어서 면봉으로 누르듯
고름을 짜내었다.

누런 고름 덩어리와 피가 썩여서
짜여져 나왔다.
짜낸곳은 포비돈 소독액을 바르고
조금 건조된 후 물에 놓아주었다.

장장
3시간에 걸친 수술이었다.
그래도 성공적이라 다행이었다.

일단 딱지는 상태가 괜찮아 보였고
나는 혹시라도 염증이 덧날까
딸이 귀뚫었을때 먹었던
마이신 항생제를 가루내어
진짜 먼지 만큼만 물에 희석해
바늘 뺀 주사기에 넣어 딱지 입에다 넣어 주었다.



염증 제거 후
컨디션이 확연히 좋아진 우리 딱지
지금은 완전히 다 나았다.

 

아주 건강하다 ㅎㅎㅎ
밥 안주면 저렇게 기어 올라온다.
곧 탈출 할듯하다.

밥 안주면 밖으로 나올 듯 ㅎㅎ

 

우린 가끔 말하곤 한다
"딱지 쟤 우리 잘때 걸어나와 돌아 댕기는거 아냐??"
"알고 보면 등딱지에 무기 숨기고 있을걸?" 하고
ㅎㅎㅎㅎ

우리 딱지가 건강하게 나아서 정말 다행이다.
먹이 줄때 외에는 거의 서로 신경 안쓰고
쿨하게 지내는데
아픈걸 보니 마음이 아팠다. (7년 정이 무섭다)


나아줘서 고마워~~
딱지야~~^^

밥달라는 우리 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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