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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에세이스트♥
5년이 걸렸다. 아파트 입주하고서 텃밭 분양 신청을 매년 했지만 천 세대가 넘는 주민들이 신청하니 매번 탈락 했었는데 이번에 당첨이 되었다. 음하하하~ 끊기있게 기다리니 그래도 한번은 되는구나 너무 기분이 좋다. 무슨 작물을 심을까??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는 너무 흔한데.... 뭐 새롭고 신박한 작물 없을까?? 매년 텃밭에 당첨된 사람들이 키우는 작물을 보며 너무나도 텃밭을 가꾸고 싶었다. 산책 나갔다가 텃밭쪽으로 가면 싱그럽게 자라고 있는 채소들을 보고 나도 모르게 손이 가는걸 움찔 놀라 거두곤 했다. 나는 농부의 딸로 태어나 농사라면 지긋지긋 하고 작은 텃밭이라 하더라도 작물을 키우는건 절대, 죽어도 안 하리라 다짐했는데 나이가 드니 자꾸 관심이 갔다. ㅠ.ㅠ 역시 절대, 죽어도란 없다. 사람은 ..
같이 일하던 사장님이었다. 26살에 결혼해서 거의 17년간 편찮으신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다 3년전 시어머님을 요양원으로 모시고 이제 좀 살만 하다했다. 그런데 코로나에 걸리고선 몸이 회복이 되지 않아 계속 힘들어 했다. 40중반을 넘어 가는 나이니 없던 병도 생길때라 나도 그랬다고 40고개 넘기 힘들다고 통화 하며 같이 웃었었다. 그 후로도 계속 몸이 너무 피곤하고 계속 되는 두드러기성 알러지가 생기고 반복되는 방광염에 힘들어 했다. 그러다 다시 연락이 와서 알러지 검사하고 싶은데 어디로 갈까 물었다. (나도 40중반에 온갖 알러지를 겪었었다. 지금도 진행중) 내 경험상 일반 병원에 가서 피부반응 검사하는건 원인을 찾지도 못하고 병을 치료하기도 힘들었었다. 그래서 남편이 약물 알러지로 아나필락시스를 수차..
코로나 확진자가 400명이 넘어가면서부터 불안 불안하더니 며칠째 500명을 넘기기 시작했다. 수능시험도 앞두고 있기에 단계가 높아질거라 예상을 했는데 역시나 지난 주말에 학교에서 문자가 왔다. 1주일간 전학년 온라인 수업을 시행한다고 딸은 환호하고 (^^;;;) 나는 또 세끼 어찌해 먹이나 걱정이 앞섰다. 온라인 수업 다시 시작한 월요일 영상만 켜 놓구 수업을 듣는 건지 라떼랑 노는 건지 온라인 수업 대충 듣고 소파에 누워서 라떼와 유튜브 보고 있다. 이럴 땐 어찌나 둘이 찰싹 붙어서 보는지 에휴~ 한참을 이런저런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나서 " 엄마 집에 버터 있지?" 하더니 냉장고를 열어 버터, 밀가루, 설탕, 달걀을 꺼내더니 반죽을 하기 시작한다. " 또 뭐 할려구?" " 응 쿠키 만들려구. 유튜브에서..
올초에 시에서 하는 초급 도자기 강좌를 신청해서 수강하게 되었다. 늘 해보고 싶고 배워 보고 싶었던 도자기 수업이었는데 코로나로 수업 늦춰져 5월경에 겨우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에 도자기라고 하면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데미무어와 페트릭 스웨이지가 물레를 돌리며 사랑하는 딱 그장면을 생각했었다. ㅎㅎ 그/러/나 예상을 깨고 초급반은 아이들 체험 학습 갔을 때 했던 것처럼 흙을 길쭉하게 밀어서 층층이 올리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처음 만든 작품은 화병이었다. 흙으로 길쭉하게 코일을 밀어놓고 층층이 올려서 뭉개 주고 도구를 이용해 깎고, 펴고 해서 만든다. 나름 열심히 만든다고 만들었지만 깎는 작업이 부족해서 너무 무겁고 울퉁불퉁하게 만들어졌다.ㅎㅎ 꽃을 꽂으니 좀 봐줄만하다. 두번째로 만든 작품은..
딸을 낳고 막 기어 다닐 때부터 좀 클 때까지 몇 년간은 혼자서 아이를 돌보느라 나 혼자 만의 시간이 정말 없었다. 청소, 요리를 할 때도 업거나 안거나해서 했었다. 저녁 8시쯤 남편이 퇴근해 오면 그때서야 아이를 맡기고 좀 편히 있을 수 있었다. 물론 남편이 본다 해도 아이가 엄마를 찾지 않는 건 아니었다. 남편이 아이를 봐주면 잠시라도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나는 책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누구의 방해도 없고 확실히 외부와 단절되고 확고한 목적이 있기에 화장실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감정의 정리가 필요하거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 항상 화장실로 들어가 몇 번이나 읽어 내용을 다아는 내가 좋아하는 책의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읽으며 차분한 감정 정리의 시간..
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오늘 감 땄다. 택배 보내니 내일 도착할끼다. 고구마도 서너 개 넣었으니 받으래이~" 가을이 되면 택배가 줄줄이 도착한다. 지난주에는 햅쌀을 한 자루 보내셨는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홍시감을 또 보내셨다. 그 감이 오늘 도착했다. 큼지막한 대봉감이 가득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감홍시를 좋아했다. 어릴때 부모님은 논으로 일나 가시고 늘 할머니가 돌봐주셔서 그런지 입맛도 할머니를 닮았다. 호박죽, 팥죽, 감홍시, 반건시 등등 할머니가 좋아하셨던 음식을 나도 좋아했다. 어릴 때 우리 시골집에는 감나무가 없었다. 으레 시골집에는 대부분 감나무 한 그루쯤은 있게 마련인데 우리 집에는 없었다. 감나무는 사계절 내내 먹거리를 주는 나무다. 봄에 감꽃이 필 때면 지푸라기 끝을 리본 모양으로 묶..
우리나라의 코로나가 심각했던 2월, 3월 정말 이러다 나라가 망하는건 아닐까 불투명한 앞날은 어떻게 될까 뉴스만 봐도 공포스럽고 아예 외출을 할수 없어 너무나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었어요. (저만 그랬던거 아니죠?? ㅎㅎ) 그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뉴스를 보지 않고 인터넷 기사를 보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어요. 그리고 집안에 작은 변화라도 주어 최대한 집안에서 잘 지내려고 노력했었답니다. 그중 하나가 꽃을 사는 것이었는데 그즈음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해서인지 온라인으로 꽃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저도 그 대열에 합류해서 19,000~29,000원대로 농장에서 직배송하는 꽃을 많이 구매했는데 농장에서 직배송되는 꽃들은 싱싱하기도하고 다양한 종류를 묶음으로 팔아 훨씬 저렴하며 무엇보다 꽃 양..
딸이 태어나면서 3개월간 출산휴가 후 베이비시터분께 아이를 맡기고 출근을 했었다. 3년간 회사를 다니다 최소한 1년 정도는 온전히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1년간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었다. 1년 후 아이가 어린이 집을 가기 시작하고 다시 일을 찾기 시작했을 때 입사한 회사가 지금의 회사이다. 아이가 어리고 자주아파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있었는데 지금 일하는 회사가 딱 그런 곳이었다. 사장님과 실장님 두분이 부부이고 또 같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처음부터 어느 정도는 서로 이해를 하고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프리랜서로 일을했다. 아이가 아플 때나, 또 집안에 일이 생겼을 때나 모두 잘 배려해주셔서 10년 동안이나 재택..